거칠게 트렁크를 열어재꼈다.
조용히 창 틈을 통해 내비치는 햇살을 즐기던 먼지들이 놀란듯 요동치며 작은 바람을 이루었다.
호기심 많은 햇살은 그에 아랑곳 않고 트렁크 속을 가만히 비추었다.
조용한 기숙사.
트렁크를 옷가지로 채워넣은 그는 가만히 텅 빈 기숙사에 줄지어 서 있는 2층 침대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충동적으로 가방들을 끌고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빠앙 빠아앙 -
검은 먼지가 춤을추는 도로.
차들이 시끄럽게 지나간다.
그의 어깨는 무겁다.
그의 손은 괴롭다.
오른 손으로 가방 하나를 끌고, 등을 모두 가리는 커다란 책가방을 매고, 왼 손에는 두개의 손가방을 들고 있다.
손가방 중 하나의 손잡이가 꽤나 쪼삣해서 손바닥을 잘라버릴 기세로 짓누른다.
빵 빠앙 -
귀가 멍멍하다. 약간 어지러움이 느껴진다.
오늘따라 햇빛이 더 뜨겁다. 그런데도 바람은 더 차갑다.
덕분일까, 땀은 나지 않는다.
빵 빵 -
그의 귀는 무겁다.
그의 어깨가 멍멍하다.약간 눈이 어지러움을 느낀다.
땀은 나지 않는다.
빠아아앙 -
어지러운 눈에서 땀이 흐른다.
문득 고개를 들었더니
두갈래 길이 있었다.
시끄럽지만 짧은 길.
조용하지만 돌아가는 길.
그는 가만히 서 있다가
그가 선택한 길은....
ps.
결말따위 없는 '그냥 글'입니다.
소설이라기 보단...그냥 느낌, 심정을 심상화? 이미지화? 그냥 그렇게 막 풀어놓은 -'¤ 쓰고 그리며 > 마침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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