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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찾아/오래된 이야기

4일 만에 가라않은 거인, 100년을 살아온 난장이 - 타이타닉과 둘로스 이야기


평범함 속에 숨어있는 진정한 위대함에 대한 이야기


타이타닉을 기억하십니까?

 영국의 선박회사 '화이트 스타라인'은 당시 소설에나 나올법한 최대의 여객선을 건조한다.
 승무원, 승객 총 정원수 3547명. 스카치식 보일러 24기, 보조 5기, 레시프로 4 기, 통 엔진 2기, 증기 터빈 1기, 혼성 3축, 프로펠러 3기. 최대 속도 23노트 (42.6 km/h)
 전체 길이 268.8m, 전체 폭 27.7m인 거대 호화 여객선이었다.
 최고의 기술로 건조된 거대하고 튼튼한 타이타닉 호를 향해 사람들은 '신도 이 배를 침몰시키진 못할 것이다!'라고 하곤 했다.

1912년 4월 10일. 영국의 사우샘프턴(Southampton)에서 당시 최대의 여객선이었던 타이타닉 호가 첫 항해를 시작했다.

그리고 1912년 4월 14일. 타이타닉 호는 빙산에 부딛혀서 침몰한다.

가라않는 타이타닉의 이미지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배가 있다.
 1914년 미국에서 건조된 길이 130.35m, 폭 16.6m의 평범한 배. 화물선, 이주자 수송선 따위로 쓰였던 배.

 그러나 이렇게 작은 몸집으로 100여년간 운항해 온 배. 1978년 독일에 있는 비영리 구호단체인 GBA(Good Books for All)에 인수되면서 전세계를 항해하며 구호활동에 쓰였으며, '떠다니는 UN'이라는 칭호얻은 배.
 78년 이후 30년간 100여국의 560여 항구에 정박했었으며, 약 2.000만명의 사람들이 둘로스에 올랐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포항에도 정박했었다.



둘로스를 아십니까?


 이 둘로스는 2010년에 96세를 끝으로 폐선된다.
 최근 둘로스호는 정기 수리 보수 및 점검 차 싱가포르 드라이독 야드에 정착했고, 점검 결과 향후 5년간 둘로스호가 항해하려면 1000만유로(약 170억 원) 및 5개월 이상의 수리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한 세계 해양 규정으로 2010년 이후부터는 불에 잘 타는 재료로 만들어진 여객선은 대양을 운항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둘로스는 갑판과 침실, 사무실 등이 모두 나무로 되어 있고 선내에는 불에 잘 타는 카펫이나 커튼이 많다.
 최고령의 선박이니만큼 수선할 부분이 많았던 둘로스는 2010년 운항을 마친다.



4일 밖에 움직이지 못한 거대한 타이타닉과 96년을 운항한 조그마한 둘로스.
어떤 차이점이 이들의 운명을 갈라놓았을까?

 이미 거대한 것을 갖추었기에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 자부했던 위대했지만 무너진 타이타닉과 매번 수리와 보수를 받아가며 96년을 달려온 평범하지만 위대했던 배 둘로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는가?

은퇴를 앞둔 노장 둘로스를 지켜보며 가만히 생각에 잠겨본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에서 어떤걸 떠올리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