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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를 누비며/북큐슈여행기

[여행자노트_2] "구마모토" 과거, 그들의 문화 (1)


# 2월 8일 부터 2월 12일까지, 총 4박 5일간 북큐슈 지방의 일부를 여행했습니다.
# 중간중간에 북큐슈 여행과 관련된 유익한 지식들을 이야기가 벗어나지 않는 측면에서 정리했습니다.
여행자노트. 2010. 2/9

제 2일. 구마모토.
~ 과거, 그들의 문화 ~
일본의 옛 성과 저택을 보고 일본의 전통적인 감성을 체험한다.

전날 길을 해매느라 고생했던것 때문에 늦잠을 자게 될걸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다. 그런데 숙소에서 빨리 안나오고 미적거리다가 계획했던 시간보다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아무튼, 이제 본격적인 다리품 팔기가 시작된다.

1. 츠바메(Tsubame)


구마모토를 가는 방법인 열차와 버스가 있다. 우리는 편의상 열차를 선택했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했던 'JR PASS'를 쓸 시간이다.
JR PASS 교환권에 관한 내용은 첫번째 여행기 포스트(http://centell.tistory.com/372)에서 확인할 수 있다.
JR PASS 교환권을 여권과 함께 하카타 역에 있는 관련 창구에 제시하면 진짜 레일페스를 발행해 준다.


이것이 레일패스. 이 패스를 가지고 매표소로 가서 윈하는 역과 시간을 예기하면 티켓을 준다.
터미널통행시에는 이 레일패스를 제시하면 쉽게 들어갈 수 있다.
하얗게 지운 부분은 이름과 여권번호이다. 친구의 것을 찍은 사진이라 만약을 위해 지워두었다.

그리고 티켓은 기차 안에서 확인한다.
확인하시는 분을 차장이라고 해야하나?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파란옷 차장님이랑 비슷한 느낌이다.


이런 아저씨가 열차를 쭉 지나가시면서 승객들의 티켓을 확인한다.
여담이지만 은하철도999 정말 재밌었다.


이것이 티켓. 레일패스가 있다면 얼마든지 재발매나 교환이 가능하지만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챙겨도자.
아, 막차는 티켓 교환이 안된다. 하지만 레일패스만 있으면 기차를 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이 정보를 알게 된 것에도 재미난 사연이 있다. 이건 다음에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창 밖 풍경. 오, 이런..비가온다.
우산은 챙겨왔었지만..여행도중에 비가 오는건 성가신 일이다.

사실 현실은 이랬다. 여행전에 꼭 날씨를 점검하고, 그걸 신용하자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우리가 구마모토를 찾은건 화요일이다.

2. 구마모토(熊本)

* 구마모토의 표기는 일본에서 발행한 한국어 가이드의 표기법을 따랐습니다. 일본어의 한글표기법에 따르면 ㅋ, ㅌ이 문장이나 단어의 제일 앞에 오면 ㄱ, ㄷ으로 표기한다더군요.
현지의 발음은 구마모토보다는 '쿠마모토'에 가까우며, 영어식 표기도 Kumamoto 로 '쿠'의 발음을 따릅니다.


구마모토에 도착했다. 다행히 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 무렵엔 비가 그쳐가고 있었다.
구마모토 성에 도착했을 무렵엔 하늘이 개이기 시작했다.


역에서 구마모토의 지도와 관광 안내서를 구할 수 있다. 유용하니 반드시 챙기도록 하자.

! 한국어 지도와 영문지도가 좀 다르다. 종종 영문지도에 표시된 내용이 한국어 지도에 없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영어로 쓰여진 지명 정도는 읽을 줄 안다면 왠만하면 둘 다 챙겨두자. 다른 언어의 지도는 읽을 수 없기에 챙겨두지 않았다.


노면전차. 도로에 선로가 깔려있고, 전차가 없을때는 차들이 오간다.
우리나라의 버스보다 약간 작은 크기다.


노면전차의 좌석배치는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지하철보다 좌우 간격이 좁다는 것. 그로인해 자연히 마주보는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오가는 문화가 형성된다.
우리가 탄 전차에도 어떤 아저씨와 두 아주머니께서 서로 대화를 나누며 웃고 계셨다.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알고 지내던 사람이 아니라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인 것 같았다. 허물없이 웃는 소리가 매력적이었다.

전차에서 내려 구마모토 성으로 향하는 동안, 예의 그 아저씨께서 우리나라 여학생들과 대화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나라 애들 특유의 표현 - 영어로 영어를 못한다고 말한다던지..- 으로 일본어로 '저 일본어 못해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무튼 본디 타인에게 붙임성이 좋은 아저씨인가 보다.

3. 구마모토 성 입구


드디어 구마모토 성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내린 비로 인해 성의 외각은 안개로 자욱했다.


안개가 낀 아름다운 하천은 이전에는 이 성을 지키는 방어벽이었다. 이 곳에는 옛 사람들의 피가 녹아들어 있을 것이다.


사진을 찍는 친구의 뒷모습이 카메라 안에 들어왔다.


나뭇가지 끝에 미련을 남겨두던 빗방울들이 이제서야 떨어져내려 성 주변을 노니는 오리들에게 장난질을 한다.


그리고 오리들은 떨어지는 물방을들 사이로 유유히 노니며 안개속의 포근함을 맘껏 즐긴다.


안개는 이곳 뿐 아니라 성 안에서도 오전 내내 관찰할 수 있었다. 아니, 그건 안개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은..
매커니즘을 생각해 보건대, 돌담의 틈 사이에서 증기가 피어나는것으로 미루어 보아 돌담 사이에 고여든 빗물들이 날이 흐린틈에 잠들어 있다가 햇살이 서서히 내비치자 그로 인해 일어나는 증기일 것이다.
이와 같은 빛과 물이 빚어내는 모습을 어떻게 보일 수 있을까! 이미 배운바 있는 현상이지만, 이전엔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신비한 장면이었다.
정적인 사진으로는 재대로 표현되지 않는 아지랑이마냥 피어나는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아아, 사진에 내 눈에 들어온 모습이 온전히 담겼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카메라의 한계일까, 내 촬영 실력의 한계일까. 그림으로라도 표현하고 싶지만, 결국 그냥 글로 표현하고 그만두기고 한다. 내 실력으로는 그림으로도 보일 수 없다.


아무튼 우리는 400년의 세월을 견뎌온 한 건물을 향해 발걸음을 이끌었다. 이 녀석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