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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찾아/우리 사는 곳 이야기

"이제 됐어?" - 그 아이가 자살한 이유는



트위터에서 이런 트윗을 발견했다.

@multikorean 목적없는삶 RT @deokhee 얼마 전 한 외고생이 제 엄마에게 유서를 남기고 베란다에서 투신했다. 유서는 단 네 글자였다. “이제 됐어?” 엄마가 요구하던 성적에 도달한 직후였다. - 김규항, 한겨레

찾아보니 이 트윗의 원문이 되었을 글은 이것.

올라온지 한 시간밖에 되지 않은 기사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29409.html


실제로, 예전에 친구중에도 이런 이야기를 했던 친구가 있었다. 전교 1등을 찍으면 '이제 만족하십니까'라는 쪽지를 남겨놓고 자살해볼까, 하는 농담. 녀석은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공부를 싫어했다. 아니, 지금 이 나라에서 '공부'라고 부르는 그 행위인 시험 준비를 싫어했다.

배워도 전혀 즐겁지 않은 그걸 싫어했고, 그걸 강요하는 학교와 부모님을 미워했고, 이런 문제가 특히 심한 나라라는 점에서 한국을 싫어했다.

크면 무조건 이민을 갈거라고 했다. 자식들에게까지 이런 미친짓을 계속하게 할 수는 없다며.

..

화가난다.

진짜 짜증난다.

이런 사건을 보고 '말도 안된다'라는 생각보다 '과연' 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한 현실에 대해 분노한다.

사라져간 그 아이.. 그 아이에게 '네가 약한 탓'이라고 비난할 사람도 있을거다.

하지만, 우리의 학교는 스스로 일어설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 곳이다. 참 스승을 '운 좋게' 만나거나 스스로 버틸 의지는 스스로 책을 펴 읽지 않는 한 절대로 배울 수 없다.


그 아이가 죽기 위해 했던 그 공부는, 이 곳에서 우리에게 강요한 그짓은, 내가 어릴때 들었던, 동경하고 사랑했던 '공부'가 아니다.

그건 '공부'가 아니다..


이 사건은, 농담이 아닌. 정말로 일어난 우리가 사는 곳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