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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를 누비며/북큐슈여행기

[여행자노트_3] "나가사키" 역사의 상처(5) - 그라운드 제로, 평화기념상

# 2월 8일 부터 2월 12일까지, 총 4박 5일간 북큐슈 지방의 일부를 여행했습니다.
# 중간중간에 북큐슈 여행과 관련된 유익한 지식들을 이야기가 벗어나지 않는 측면에서 정리했습니다.

여행자노트. 2010. 2/10

제 3일. 나가사키.
~ 역사의 상처 ~
원폭 피해지, 동양 최초의 서양과의 문물 교통 기록, 문화재 등을 체험한다.


7. 나가사키 평화공원 (1) - 그라운드 제로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원폭이 떨어진 바로 그 지점에 평화공원이 들어섰다. 엄청난 굉음과 끔찍한 화염으로 뒤덮혔던 자리에도 정적은 되찾아오는 모양이다. 추적추적 고요하게 내리는 비가 차분하게 추모비를 적시고 그 추모비는 아무 말 없이 그라운드 제로에 서 있었다.

이 지점이 바로 원폭의 중심지. 그라운드 제로.[각주:1]


흥건히 비에 젖은 땅은 차분하다 못해 다소 쓸쓸한 모습이다.


누군가가 잊지않고 추모비 앞에 꽃을 가져다 놓았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니, 비가 오기 때문에 더 찾아오고 싶었던걸까? 죽음이 휩쓸고 간 자리에도 꽃은 아름답게 피는법이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그라운드 제로'시뮬레이션[각주:2]을 이용해 나가사키에 떨어진 패트맨을 서울 중심지에 떨어뜨리는 시뮬레이션을 해 보았다. 붉은 부분은 화염으로 초토화되는 곳이고 노란 부분은 후폭풍이 닿는 범위이다. 일단 종로가 날아간다! 남산 뒤에 숨으면 일단 목숨은 보존할 수 있겠다.


참고로 이건 북한의 핵폭탄 위력. 페트맨보다는 약하지만, 그래도 서울은 인구밀도가 높기때문에 많은 사상자가 나올 것이다. 그들 말대로 '서울 불바다'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이것은 핵실험 역사상 가장 큰 50Mt급 핵폭탄인 러시아의 Tsar-Bomba(짜르)의 위력. 서울은 흔적도 없이 증발하고 경기도까지 타격을 입는다. 이처럼 핵은 무서운 것이다. ABC웨폰[각주:3]이 사람에게 쓰이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할텐데.

8. 나가사키 평화공원 (2) - 평화기념상


그라운드 제로 옆에 나가사키 평화공원의 상징인 평화기념상이 자리잡고있다.


왠 아저씨가 묘한 포즈를 잡고있다. 이 포즈엔 의미가 있다. 내용이 길어 사진으로 대체한다.

이라고 평화기념상 아래에 한글로 친절하게 설명되어있다.

또한 그 옆에는 작가 기타무라 세이보가 쓴 글이 있었다. 한번 보도록 하자.


원폭. 하늘로부터 떨어지는, 스위치 전쟁의 대표적인 아이콘. 일본이라는 국가가 저지른 범죄나 역사적 흐름은 뒤로 제쳐두고, 그 야망어린 욕심들에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고개숙여 추모를 드렸다. 언제까지 권력자들의 욕심을 위해 약한 사람들이 피를 흘려야한단 말인가? 자신의 영광을 위해선 자신의 피만 흘려라! 우리는 자신의 피 만으로는 세계정복같은 얼토당토않은 욕심은 꿈도 꿀 수 없는 존재다.


이때, 왠 일본인 노부부가 내게 말을 걸어온다. '아노, 스미마셍..'어쩌구 하면서 카메라를 내게 들이민다. 언어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의도는 분명히 이해할 수 있었다. 빙그래 웃으며 'Oh, picture? Sure.'라고 영어로 답했다. 근데 이 아저씨가 생각보다 영어를 잘 한다! 평화기념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드린 뒤, 어디서 왔나. 한국에서 왔다, 이곳 꽤 마음에 든다. 좋은 하루 보내라. 고맙다. 나도 고맙다 등등 간단한 대화를 나누곤 해어졌다.
해외여행에서 현지인의 사진을 찍어주는 경험이라니! 또 한국에 대해 미안함을 표해줘서 정말로 고마웠다. 그래. 잊지는 않더라도 용서는 해야지. 결국 모두가 상처입고 끝난 싸움이었는데. 물론 아직도 화가나는 문제들이 잔뜩 쌓여있긴 하지만 말이다.


평화기념상의 오른편에 또 종이학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니, 그런데 아이들의 작품이 쓰러져있잖아! 바람때문인지 쓰러져 있는 그림들을 다시 도로 세워놓았다.


우리가 사는 세계를 누간가가 두 손으로 더 받치고있고, 왠 비둘기가 우주를 날아다닌다. 지구봐 큰 깃털도 보인다. 원근을 표한거겠지? 저기 있는건 태양인가? 네모난 태양이 우주를 지추고 있다! 서투른 솜씨로 모자이크를 만드는 아이를 생각하니 괜히 웃음이 나온다.


평화. 저 두 글자를 더 이상 갈망하지 않는 세계가 오기를!


평화공원에는 위에서 보인것 외에도 많은 조각물들이 있다. 비록 하늘은 어둑어둑하지만 늦은 시간은 아니었고, 공원을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고인 빗물을 일부러 밟아가며 평화공원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1.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는 폭발이 있었던 지표의 지점을 뜻하는 용어이다. [본문으로]
  2. 구글맵을 기반으로 제공한다. 직접 해보고싶다면 다음의 링크를 따라가자! http://www.carloslabs.com/node/20 [본문으로]
  3. 화생방무기, NBC무기라고도 한다. 각각 핵무기 (Atomic Weapons), 생물학 무기 (Biological Weapons), 화학 무기 (Chemical Weapons)를 의미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