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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를 누비며/북큐슈여행기

[여행자노트_3] "나가사키" 아름다운 도시(2)

# 2월 8일 부터 2월 12일까지, 총 4박 5일간 북큐슈 지방의 일부를 여행했습니다.
# 중간중간에 북큐슈 여행과 관련된 유익한 지식들을 이야기가 벗어나지 않는 측면에서 정리했습니다.
여행자노트. 2010. 2/10

제 3일. 나가사키.
~ 아름다운 도시 ~
원폭 피해지 외의 나가사키의 모습을 보고 즐긴다.

3. 나가사키 차이나 타운 (신치 차이나타운)

이색적인 분위기의 차이나 타운. 17세기 에도 막부는 쇄국 정책으로 외부 세계와의 교역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예외적으로 네덜란드, 중국과는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하였고, 중국 상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 차이나타운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나가사키의 차이나타운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이다.

중국적인 느낌이 물씬!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온 신치 차이나타운은 나가사키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오늘날 나가사키의 차이나타운은 짬뽕과 사라 우동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나가시키 짬뽕카스테라와 더불어 나가사키의 명물로 손꼽힌다. 아쉽지만,
카스테라는 먹어보지 못했다.


차이나타운은 '王'의 모양의 긴 골목으로 이뤄져있다. 옆길로 세서 바라보면 중국에서 바로 일본으로 돌아온 기분이 든다.


차이나타운엔 '먹거리'가 많다! 게다가 '인심'도 좋다. 지나가다가 만두같은것도 얻어먹기도 했다. 꽤 맛있어서 몇개 사갈까 했는데.. 지갑이 가벼웠던게 흠이다.


이것이 나가사키의 명물중 하나인 나가사키 짬뽕이다. 한국의 짬뽕과는 상당히 다르다. 매콤하다기 보다는 구수한 느낌의 면 음식이었다. 한자기 흠이라면..중국집인데도 군만두 서비스가 없었다!


좀 어둑어둑 했던 하늘은 저녁을 먹고 나니 새까맣게 물들었다. 그러나 한가지 코스가 남아있었다..

4. 이나사야마 산에서 바라본 야경

위에서 나가사키의 2가지 명물로 짬뽕과 카스테라를 이야기했었는데, 나가사키의 3번째 명물이 있다. 그것이 바로 '야경'이다. 나가사키의 야경은 훗카이도의 '하코다테'와 간사이의 '고베항'과 더불어 일본 3대 야경 중의 하나다. 시간이 시간이라, 갈까말까 갈등했던 코스였다. 마음도 급했고, 거리도 좀 되었다. 하지만 아름답다는 나가사키의 야경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어느덧 시간이.. 마음만 급해져간다.


우리는 전차를 타고 이나사야마 산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노면전차의 내부에 대해 한번 더 소개한다.


구마모토 편에서도 소개했듯,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비슷한 구조이다. 하지만 좌우 간격이 좁아 마주보는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오가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었다. 문득, 전차가 끊기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는 시간적 압박이 온다.

당분간은 사진이 없다. 전차에서 내린 뒤 사진찍을 겨를 없이 열심히 걸었다. 산이 이곳 어귀에 있다는 것은 알지만, 어디가 등산로인제 찾기 어려웠다. 이쪽인가? 저쪽인가? 달동네같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방황하며 위로 위로 올라갔다. 어차피 산이로되 오르다 보면 정상에 닿으리라! 그리고 우리는 결국 산길을 발견했고, 곧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시간적 압박은 잊고 오르기 시작했다. 야호!


산을 오르는데, 길 가에 이런것이 것이 따로 설치되어 있었다. 무슨 비석같은 느낌. 그런데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고, 시간도 시간이라 그냥 지나쳐서 산을 올라간다.

얼마 오르지 않았을때 찍은 사진.구름과 도시의 불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이 참 아름다웠다.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미국같은 화려하기 그지없는 모습은 아니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때쯤 깨달았다. '나..날씨가..'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어머나 안개가..


어느 선을 올라갔더니, 주변이 온통 안개였다. 게다가.. 추웠다! 옷을 부실하게 입고간게 흠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산을 오른다. 좀더..좀 더 보고싶어.


이 상황 속에서도 이정도의 사진을 찍어낸 친구에게 박수를.. 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다.


멋진 야경사진을 찍고싶었지만, 안개가 앞을 가려 멋지게 찍을 수 가 없었다.


그래도, 눈으로 본 야경은 꽤 멋졌다. 웹에서 봤던 사진처럼 선명한 모습을 볼 순 없었지만, 안개와 함께한 야경도 그럴싸했다. 무엇보다, 객지에서 친구와 함께 바라본 야경이었고, 재미난 경험이었다. 여행 중 가장 추억에 남을 일이었다.

다..다리야..

결국 기차시간을 맞추기 위해 산의 꼭대기에 있는 이나사야마 전망대까지 가지 못하고 길을 내려왔다. 내려오다가 깨달은 사실인데..'택시'가 있다! 택시타고 갔으면 더 좋았..겠지만 역시 지갑을 가볍게 하고 왔던걸 잊어선 안된다. 걸어서 전차역까지 돌아갔고, 전차를 타고 나가사키역으로 돌아갔다.


잊을 수 없는, 안개낀 산에서 바라본 야경. 잿빛 구름의 움직임에, 울긋불긋한 조명이 별처럼 반짝이던 그날 밤의 야경. 잊을 수 없을것이다.

아름다운 야경사진을 보지 못해 아쉬운 독자들을 위해 하늬바람님의 블로그 'Tour of wind'를 소개한다. 아래 링크를 따라가서 멋진 사진들 구경하기 바란다.  [하늬바람님의 포스트 새창으로 보기]



막차 10분전에 도착! 여기서도 애피소드가 있다. 구마모토 1편에서 다음에 이야기하겠다고 했던 그 이야기다. 원래 우리는 막차 전의 열차를 예약했었다. 원래 래일패스를 들고있다면 열차시간에 늦더라도 티켓을 교환해준다.

그때 안내원은 남자 하나, 여자 하나 해서 두명이 있었고 우리는 아는 대로 티켓 교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교환이 안된다고 하는것이 아닌가! 손으로 가위모양을 하며 '체인지..' 이러는데 영어도 안되는 분들이다. 우리는 당황했고, 안내원도 당황했다. '어떻게 - 우리가 - 기차를 - 탈 수 있을까요?'라는 말을 바디랭기지로 할 수 있겠는가? 그때, 여자 안내원이 뭔가 전달하고 싶어했다. 레일페스를 들고 앞으로 내밀었다 가슴에 가져갔다 하며 이리저리 춤을 추는데, 그 상황에서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끝내 우리는 '막차를 탈때는 티켓없이 레일페스만 있으면 탈 수 있다'는 내용을 이해했고, '혼또니, 아리가또. 땡큐!'하곤 역으로 뛰어갔다.
여담이지만 그 안내원, 당황하는 모습도 이뻤다.


안도의 숨을 내쉬며 출발 직전의 마지막 기차에 올라탔다. 웃음이 나왔다. 이래야 여행이지! 이정도 긴박함은 있어야 재밌었다고 할 터이다. 언제나 여행은 모험이니까.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이제 매 여행기 막바지마다 했던 결산. 지금은 타블렛이 없어서 간단하게 텍스트 이미지로 만들었다. 역시 타블렛이 훨씬 편하다.


다음 여행지는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장소다. 바쁜 여행길의 막바지는 편하게 보내보자는 작정으로 계획한 다음 도시는 아기자기하고 이쁜 가게들이 많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온천마을, 유휴인이다.


ps. 그러고보니, 전편의 순서를 잘못썼다. 역에 먼저 들린 뒤에 26성인 순교지에 들렀었는데 순서를 반대로해서 썼었다. 통체로 수정하면 어색해 지기에 전편엔 안내 코멘트를 하나 덧붙이는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