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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를 누비며/북큐슈여행기

[여행자노트_4] "유후인" 아름다운 마을(1)

# 2월 8일 부터 2월 12일까지, 총 4박 5일간 북큐슈 지방의 일부를 여행했습니다.
# 중간중간에 북큐슈 여행과 관련된 유익한 지식들을 이야기가 벗어나지 않는 측면에서 정리했습니다.

여행자노트. 2010. 2/11

제 4일. 유후인.
~ 아름다운 마을 ~
일본의 작은 온천마을 유후인에서 즐긴다.

1. JR 츠바메

마지막으로 기차를 타는 날이다. 목적지는 온천마을 유후인. 어떤 역사적 유적을 본다던가, 웅장한 광경을 본다던가, 새로운 배움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편안히 즐기고 쉬기 위해 유후인을 목적지로 잡았다. 시간을 쫓으며 바삐 움직이는 여행도 즐겁지만, 느긋하게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여행 역시 즐겁지 아니하던가.


게스트하우스에서 벗어나 하카다역으로 가는 길에 왠 여행자가 보인다. 우리만 여행을 하고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누군가는 여행을 하고있고, 우리는 언제나 여행을 하고있다. 새로운 것을 만나러 가는 모든 순간이 여행이며, 모험이다.


멋지다. 그냥 이렇게 즐기는거다. 아마 이 모습이 국내의 기차역과 크게 다르진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수 있거나 아름다운 문장을 떠올릴만한 계기가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지금 보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든다.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시간. 지금까지는 서둘러서 아침 일찍 나섰었는데 여행의 목적에 답게 적당한 시간에 편안한 마음으로 왔다. 열차를 기다리며 다른 기차들의 모습을 구경했다.




모양새부터 색까지 참으로 다양한 모습들이다. 기차 하나하나 마다 이름이 다르고 목적지가 다르다.


마침내 우리를 유후인으로 데려가 줄 유후인 노모리가 왔다. 사실 시간이 되어도 기차가 오질 않아 헷갈렸었고, 그 시간에 왔던 다른 기차에 들어갔다가 느낌이 안좋아서 바꿔탔었다. 제대로 타게되어 다행이다.

여행은 언제나 불확실한 선택의 연속이다. 잘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겪는 일 앞에 어떻게 해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선택하는 순간순간이 모험이다. 아마, 그 기차를 타고 갔었더라도 계획은 틀어졌겠지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리라.

다른 기차들에 비해 넓진 않았지만 내부에 재미난 것들이 많다. 특히 아기자기한 식당은 지루한 승객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준다.


열차 식당의 모습. 책을 보는 사람도 있고,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식당이라기보단 카페나 매점같은 이미지다. 좀 좁은것이 문제였지만, 어차피 승객도 많지 않았다.


열차 식당엔 여러가지를 팔고있다. 메뉴는 메모해 오지 않았지만, 커피나 아이스크림 따위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정확히 어떤 것들이 있는지는 직접 가서 확인해 보자.


열차에서 산 호두 아이스크림. 친구가 사서 먹었었다. 사탕이며 아이스크림이며 단걸 좋아하는 녀석이다. 여담이지만, 이땐 단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지금은 핫초코, 아이스크림 같은 단 음식들을 엄청 좋아하게 되었다. 영향을 받은걸까?


은빛 구름으로 뒤덮힌 하늘이 한 두방울씩 빗물을 떨어뜨린다. 와이파이에 연결되지 않아 아이팟의 일기예보를 볼 순 없었지만, 오늘 하루가 종일 흐릴거라는 예상은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유후인이 가까워져간다. 아름답고 평온하다는 온천마을, 유후인은 어떤 모습일까?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열차의 소음에 몸을 맡기고 편안한 감상에 젖어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