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간다

기쁘게 내리는 비



비가 온다. 즐겁다.

후두둑 떨어지는 비는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계속 해서 불규칙 적인 듯, 반복적인듯, 끊임없이 그 노이즈를 들려준다.

그것이 5.18에 내리는 비 속에서라도. 우울함을 뒤로하고도 감미로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 핏자욱이 종종 떠오르지만. 하루종일 그에 분노만 할 순 없다. 5.18, 비가 내렸던 그날 느꼈듯 오늘도 빗소리에 행복하다.

끊이지 않고 후두둑 내리는 비의 소리. 그 노이즈. 언젠가 읽었던 어떤 아름다운 이론에서 말했던 진동에 귀를 기울이면 저런 소리가 날까. 세상을 이룬 그 물질의 요동은 저런 소리를 내지 않을까.

추억은 달갑다. 오래전 들었던 음악을 다시 떠올리는건 행복하다. 그것이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이루어져 있을 지라도. 게다가 그것이 오랜 친구가 오래전에 추천해준 곡이라면.

피곤함에 벗어날 자신이 없을 때, 처음 생각한 것에 대해 자신감을 잃어갈 때, 해야 할 것이 뭐였던지 문득 기억나지 않을 때. 그때 내려주는 비는 감사하다.

그 빗소리에 자신을 파묻는다. 그저..파묻는다. 이때만큼은 나도 세상도 없다. 그저 노이즈만이 이어질 뿐이다.



곡은 시이나링고 - 丸の?サディステック
링크는 바로 내 친구의 블로그다.

'¤..살아간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명의 의미  (6) 2010.05.31
모호한 인문학적 질문은 곤란하다.  (8) 2010.05.25
자야하는 시간  (4) 2010.05.17
다이나믹!  (0) 2010.05.05
이 늦은 시간에  (2) 2010.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