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쓰고 그리며/마침표

[시] 지친 나무


가끔 그렇게, 손이 운다. 부들부들. 무언가 끼적이고 싶어서. 무언가 남기고 싶어서.
그래서 두서없이 쓰고 그린다. 그리고는 깊은 생각없이 그 기록을 뿌려버리곤 한다. 부끄럽기 위해서.

지친 나무

지쳐있다는 핑게로 잠든 나무는 분명 조금씩이나마 그 생명력을 회복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잠들었다고 하늘과 땅조차 쉼에 들어가는 일은 없었다.
하늘은 바쁘게 요동쳤고, 땅은 끊임없이 생명을 일군다.
그러나 잠든 나무에는 열매가 없다. 잠든 나무에는 열매가 없었다.

그러나 억누르는 하늘아래 어떤 자유가 있어 깨어있는 채로 숨을 쉬려고?
호흡의 축복이 어디 자유없는 정신에게 허락된 일인가.
정말로 호흡을 하려면 창살없는 창의 햇밫보다도 넓게 비쳐져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무는 게슴츠레 그 눈을 뜨고 있었다. 사실 그는 잠들지 못한다.
그 옆에 잠들지도 깨어있지도 않고 죽은듯 살아 속으로 부터 뭉글거림을 개어내고 있다.
다만, 조용히 그 몸은 이산화탄소를 멍하니 개어내며 뿌리가 더 뻗기를 기대하고 있을 뿐이다.

언젠가, 그 뿌리가 어딘가에 닿기를 기대하는 나무는
땅을 찌른다. 하늘을 찌른다.

그 가느다란 혈관이 가느다랗기에 살아있을 수 있는 축복이 있음을 기억하는 나무야!
꾸역 꾸역 말려 올라가는 피가, 고름마냥 삐져나가 터져나간 그 자리에 분명 맺힘이 있으리라

-

ps.
제목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앞에 쓰여있는것 까지 전부 시입니다.
또 불친절한 글이 된것같네요. 자주 이럽니다. 용서해 주셔요.

'¤ 쓰고 그리며 > 마침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러스트] 성적과 시험 아래  (6) 2011.04.11
[시] 문득 고개를 들면  (6) 2010.12.26
[시] 반성의 세대  (4) 2010.03.15
[시] 변환  (6) 2009.12.22
[일러스트] 격추!  (4) 2009.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