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을 기억하며. 친구가 죽었다. 어제는 유독 일진이 사나운 날이었다. 출근길에 비가 많이 와서 신발을 홀딱 적셨고, 화장실에서 휴지를 뜯다가 손가락을 크게 다쳤다. 유독 책상에서 노트를 자주 떨어뜨리고 길을 걸을 때면 자주 발이 걸렸다. 퇴근하려는데 전화가 왔다. 완이 형 친구신가요? 사인은 뇌출혈이라고 한다. 발인은 내일. 서울까지 가서 일하다가 무슨 일이래. 뭐 때문에 그리 열심히 살았니. 동생이 고등학교 동창이냐면서 전화가 왔었는데, 동창들에게 연락이 안 된건가 - 하고 속이 쓰렸다. 재수할 당시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에게 연락했는데 한 명이 서울쪽에 있어서 갈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당장 서울까지 갈 수가 없었다. 며칠 전에도 그 녀석이 사랑했던 아티스트의 노래를 들었다. 내 가장 굵직한 음악 취향을 만들어준 두.. 더보기 이전 1 2 3 4 ··· 3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