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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찾아/우리 사는 곳 이야기

[주저리]'설거지'체험일기

태어나서 처음으로(..) '설거지' 라는 행위를 체험했다.

이는 단순히 '식기'를 씻는 행위였다.

나는 '뜨거운 물'을 이용하면 좀 더 깨끗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리 행했다.

가스비 아깝다고 혼났다.


설거지를 하다가"어쩨서 '설거지'라는 행위를 '설거지'라고 일컫는걸까?"하는 생각이 들어

우리의 지식인으로 갔다.


(스샷자료 1.)
나 같은 인간이 또 있었다.
아무튼, 클릭했다.
대략의 내용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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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집안 일 중에서 제일 싫어 하는 것이 '설겆이'지요. 이 '설겆이'는 '설겆- + -이'로 분석할 수 있고, 이 '-이'가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임은 쉽게 알 수 있지요. 그렇다면, '설겆-'은 무엇일까요?

이 '설겆다'는 옛말에서는 '설엊다'였습니다. 그리고 '설다'라는 동사가 있었는데, '설다'는 '치우다, 정리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자로는 '수습'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설엊다'는 "먹거든 또 그릇들 설어저 오라"(먹거든 또 그릇들을 정리하여 와라)라는 우리가 지금 쓰는 문장도 보이지만,"우리 잘 데를 설엊자"(우리가 잘 곳을 정리하자)라는 문장도 쓰이고 있지요.

그러니까 '설엊-'은 자연히 '설- + 엊-'으로 분석됩니다. 그렇다면 '엊-'은 또 무엇이지요?

이 '엊-'은 '설'의 '리을' 밑에서 '기역'이 탈락한 것입니다. 즉 '겆-'입니다. 만약에 '겆-'이 아니고 '엊-'이었다면, 이것은 '서'기역'이 탈락하였기에 '설엊다'로 표기된 것이지요. 이 '겆'은 '걷다'의 '걷'이 구개음화된 것 같이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구개음화가 일어나기 전부터 '겆-'이었으니까요.

'겆다'도 역시 '수습하다, 정리하다'란 동사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설겆이'는 '정리하다'라는 뜻을 가진 두 개의 동사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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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오늘도 좋은거 하나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