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쓰고 그리며/마침표

[시] 반성의 세대


어렴풋히 들었던 바로는
옛 사람들이 그들이 꿈꾼 씨앗을 남긴 채
한쪽 문으로 사라져 가고
또 다른 문으로 들어온 후예들은
남겨진 씨앗을 품에 끌어 안아
씨앗이 이끄는 곳으로 걸어가
또 다른 씨앗을 남기고 선대를 따라갔다.

수 세월을 지나오며
기억되는 꿈의 타령을 따라온 씨앗은
지금은 누가 지니고 있는가
분명 그 씨앗을 품에 안은 채 일텐데
어느새 씨앗의 이름을 잊어버린 이들이
그들이 하는짓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고
선배의 씨앗을 짓밟는다.

맞닿는 의지는 사라지고
맞붙는 욕심만이 남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를 위해
불안과 걱정을 위하여 싸운다.
때어내지 못하는 답답함을 지키기 위하여
떨어지지 않는 고통을 포기하지 못하여

잊어버린 세대를 살아가며
난 무엇을 기억하였고
무엇을 지켜왔다고 말해야 하는가.
난 무엇을 떠올렸고
무엇을 남겼다고 말해야 하는가.
누군가의 씨앗이 들려온 순간
저림에 끓음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껍데기를 벗어난 새싹이
새와 같이 일어나 하늘을 등질때
새로운 씨앗이 피어나
또 다른 껍데기를 일으킨다.
일어난 껍데기가 깨어지며
하늘에 고동을 일으키니
되돌려 바라보는 씨앗들이 이를 가르켜
반성의 세대라 일컬으리라.


ps.
그냥. 요즘 시사 문제, 요즘 애들이 쓴 글들, 그리고 정치돌아가는 꼴 등등 이것저것 보다보니 저질러 버렸습니다. 감정에 확 써버린거라 어떨지 모르겠군요.

'¤ 쓰고 그리며 > 마침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문득 고개를 들면  (6) 2010.12.26
[시] 지친 나무  (4) 2010.11.25
[시] 변환  (6) 2009.12.22
[일러스트] 격추!  (4) 2009.12.20
Data _ 갈림길  (2) 2009.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