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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고 그리며/밀린일기

벚꽃이 만개하니 여성들이 자신의 소녀다움을 어필한다.


바쁜 탓도 있지만, 요샌 비판적 사회 읽기나 국제사회 동향, 종교 같은것에 대한 고민은 접어두고 수학, 과학에만 매진하고 독서도 문학류나 보며 평온하게 지내고 있다. 그랬더니 여러가지 평화로운 모습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오늘은 그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



밥 먹을 시간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1600원 자리 싸구려 햄버거를 사들어 (30초 전자렌지에 데운 뒤) 오른 손에 들고, 왼손에는 초코우유를 들고 학교로 향하는데 만개한 벚꽃 아래에 한 모녀가 사진을 찍으며 노는 모습이 보였다.


그 장면을 인상적으로 봤는데, 딸 처럼 보이는 사람의 복장이 정말 '봄의 소녀'였던 것. 학교 신입생이나, 뭐 그 이상일 것 같았지만 '젊음이 반짝인다'라는 표현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소녀가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같이 가던 친구와 '저들은 꽃놀이 하며 노는데 우린 싸구려 햄버거나 씹으며 문제 풀러 가다니!'하며 불평의 농을 했지만, 사실 이것도 저것도 다 젋음이 아닌가 싶다.


여하튼 나도 그렇게 기대했던 자유로운 봄이고, 벚꽃도 여기저기 야무지게 피어올라 버스 타고 가다가 트위터에 '곳곳에 벚꽃이다. 길에 벚나무가 이리도 많았던가. 이듬해 봄 거리를 밝히기 위해 한 해 동안 조용히 서 있었나보다.[각주:1]'따위의 시를 쓸 만큼 들떠있다.


페이스북에도 [ 벚꽃잎이 흩날리는 길에서 즐겁게 꽃놀이 하는데 벚나무를 꺾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슬퍼졌다 ] 따위의 글이 꽃 사진과 함께 올라온다. 여자아이가 쓰니 절로 '소녀다..'싶더라.



여튼 이런 여유가 즐겁다. 간간히 접하는 소식들로는 여전히 부조리한 일이 넘치고, 국가 운영은 염려스러운 일이 많다지만 당분간은 그런 것에서 떠나 있어야지. 여전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은 지엽적이나마 성과를 내고 있고, 우리도 결국은 리데아를 통해 본격적으로 뛰어들니까. 무엇보다 수리물리학이 쉽지 않다. 교수님, 맛만 보여주면서 괴롭히지 말고 좀 더 친절하게 가르쳐주시죠!




  1. https://twitter.com/Centell_/status/317929463402885120 [본문으로]